4장.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뉴욕의 할렘가는 흑인들만 사는 범죄율이 높은 곳이다.
예전 할렘은 이렇게 살벌한 슬럼가는 아니었다. 20세기 초만해도 돈 많은 유태인이 사는 좋은 동네였다. 냉장고가 발명되면서 일주일에 한번만 장을 보면 됐다. 도시는 고밀도 도시에서 널리 퍼진 주거지와 고속도로 교차로 주변의 쇼핑몰로 대체됐다.
고속도로, 자동차, 냉장고는 당시 미국 사람들의 삶을 교외에 위치한 주택에서의 삶으로 개편시켰다. 유태인들은 할렘을 떠나 뉴저지로 가고 그 자리를 도시 빈민이 차지하게 됐다.
뉴욕시는 할렘의 버려진 건물을 한 채당 1달러에 100년을 임대해주는 조건으로 개발업자들에게 장기임대를 주었다.
거의 공짜로 임대를 하게 된 회사는 먼저 하나의 거리 전체를 한 번에 개발한다. 거리가 전체 개발되지 않고 한 두채만 개발될 경우 깨진 유리창 법칙 때문에 사람들이 이사를 오지 않는다. 건물의 외관을 개선하고 흑인 출신 변호사들이나 의사같은 전문 직종인들에게 특혜 분양을 준다. 거리의 각 코너에 스타벅스와 반디앤드노블 책방을 입점시키면서 거리를 개선해나갔다.
: 상처에 딱지가 생기고 아무는것 처럼 도시도 성장하고 전성기를 보낸 후 쇠퇴한다.
시대가 변하면 어느 도시나 없던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 창의적인 방식으로 해결하면 이전에 없던 새로운 도시가 생겨날 수 있다.
7장. 교회는 왜 들어가기 어려운가
절에는 대형 집회공간이 필요한 경우가 많지 않다.
그런 집회가 있다해도 마당 같은 외부 공간에서 모인다. 따라서 대형 건물이 없다.
절의 대부분의 공간은 외부 공간으로 구성되어 외부 사람이 들어와도 그저 정원 마당에 들어가는 느낌으로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반면 교회는 일주일에 한번씩 열리는 예배중심으로 운영된다. 같은 시간에 사람들이 몰린다.
커다란 예배 공간이 있는 대형 건축물이 필요하다.
같은 브랜드의 의류 매장이라도 백화점에 위치한 매장이 독립된 상점보다 매상이 높다.
문이 달리지 않은 백화점 매장은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하는 독립된 상점보다 손님이 편하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도를 중시하는 교회이지만 건축적으로는 아이러니하게 더 폐쇄적인 것이다.
10장. 죽은 아파트의 사회
역사학자의 연구를 살펴보면 과거 이 문명이 살아남는데는 식량확보가 최우선적으로 해결할 문제였다.
기근을 못 넘기면 그 종족은 모두 죽어 없어지게 된다. 불편해도 멀리 떨어진 여러 장소에 분산해서 농사를 했다.
피해가 와도 다른 지역의 작물로 살아남기 위한 위험 대처 방식이 있었다. 그 외에 식량 저장 기술로 가축을 키웠다.
소비 후 남는 감자나 고구마를 돼지에게 먹이고 수년 후 기근에 돼지를 도살해서 식량으로 전용하는 것이다.
과거에 식량은 곧 생존이었다. 현대 사회는 돈이 그 역할을 한다.
돼지가 기근을 넘기는 방식이 되 듯 현대인들이 돈이 부족한 시기를 넘기는 방식은 부동산을 처분하는 것이다.
우리가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사고 매월 대출금을 갚은 것은 옛 선조가 자신의 식량을 아껴서 돼지를 키우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 지난 50년간 미국 중산층 집의 크기는 가족 구성원의 수는 줄었지만 두배 가까이 커졌다. 커져버린 집의 공간을 물건으로 채운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눈을 뜨면 세상의 매체에선 더 많은 물건을 소유해야 행복해진다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물건을 사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그리고 그 물건을 넣기 위해서 더 큰집을 구해야한다.
모아이섬은 큰 거석으로 부족의 힘을 드러냈다. 더 큰 석상을 만드는 데 모든 나무를 사용했다. 나무가 없어 배를 못만들고 토양은 비에 휩쓸려 내려갔다. 결국 모아이섬은 짧게 번성하다 사라졌다.
돼지에서 아파트로 형태만 바꼈을 뿐 생존의 본질은 같다.
사람답게 먹고 살고 대화하는 것이 올바른 삶이지 가구를 담기 위한 큰 집을 사는게 아니다. 우리는 본질을 잊은 채 모아이섬의 원주민 처럼 살고 있진 않은지 돌아봐야한다.
14장. 동과 서 : 서로 다른 생각의 기원